본문 바로가기

노동 여행/호주

영어와 어학연수

오늘은 좀 답답한 마음에, 어학연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솔직히 나는 어학연수라는 것을 다녀온적이 없다. 영어공부도 그 흔한 학원한번 다녀 본적이 없으며, 중, 고등학교의 영어 과목과, 대학 때 교양으로 배운 영어가 전부다. 


물론 영어를 배울 생각(?)에 미드를 많이 시청하기는 했다. 현재 호주에서 생활하면서 영어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된적은 한번도 없다. 심지어, 밤에 아이가 심하게 울어서 경찰이 찾아왔을 때도, 앞집 아주머니와 말싸움을 할 때도 문제가 되질 않았다. 


영어등의 언어에 있어서는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문제는 자신감이다. 솔직히 단어만 나열해서 말해도 어느정도의 의미전달은 문제 없이 할 수 있고, 그렇게 자신감이 붙어서 말을 하다보면, 자연적으로 문법이 따라 오는 것이다. 자신이 말하고 싶은 바를 간단한 단어의 나열이라도 해서 의미를 전달하고, 외국인이 말하는 것을 못알아 듣겠다면, 쏘리나 파든을 남발하며, 반복해서 듣는 연습도 중요하다. 물론 말하는 사람 입장에서 답답이야 하겠지만, 대부분 조금씩 느리게 혹은 친절하게 풀어서 설명까지 해주면서 말을 해준다. 심지어 마지막에는 종이에 그림이라도 그려서라도 이해를 시켜준다. 


생각외로 불친절한 외국인은 그리 많지 않다. 전혀 무서워할 필요도, 겁낼 필요도 없다. '내가 못알아 듣는 것은 당연한 거다.'라는 마인드가 필요 하다. 


이런식으로 생활을 하다보면, 한 두달이면 벌써 간단한 생활 영어정도는 문법 안틀리게 구사 할 수가 있게 되고, 점점 영어 듣기에 익숙해 지면서, 단어들이 잘 들리게 된다. 심지어 의미를 모르는 데도 듣고 쓸 수 있다.(스펠링은 나중 문제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한국에서 중요하게 치는 토익이나, 토플 실력이 오를지는 모르겠다. 다만, 외국인과 소통을 하는데 문제가 없고, 생활하는데도 문제가 없는데, 점수가 중요하다고는 생각 하지는 않는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토익이나, 토플이 목적이라면 전문 학원에 다니는 편이 점수를 올리는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어학 연수를 오는 목적은, 기본적으로 회화를 익히기 위함인데, 연수생들을 보면 대부분 여기서 문법공부를 하고 있다. 게다가 외국인과 회화를 하면, 머릿속에서 문법을 조합하느라 말을 들을 여유도 없고, 혹시나 틀릴까봐 말도 꺼내지 못한다. 학원에서 회화연습을 하는 경우는 그래도 상관없겠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그런식으로 해서는 절대 늘 수가 없다. 


이 것이 학원에서는 잘하는 아이들이 실제로 외국인과 만나 이야기를 하면 버벅거리는 이유이다. 게다가 실제 외국인은 발음이 그렇게 명확하지가 않다. 뭉개지는 발음 이거나, 억양이 독특한 경우가 아주 많다.


언어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이 의사소통을 하는것이 주된 목적인 것이고, 맞는 문법으로 말하는 문제는 그 다음 문제라는 것이다. 혹시나, 이런식으로 틀린 영어를 하는 것이 습관이 되면 안되니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건 절대 말도 안된다.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문법에 맞게 말하고 문법에 맞지 않으면, 이상한 느낌이 들게 된다. 


쉽게 생각하면, 어린아이가 언어를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을 하면, 아이는 처음에는 간단한 단어의 배열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한다. 그걸 부모들이 맞는 문법으로 말을 해주고 대꾸하다보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맞는 문법을 따라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사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절대로 고민하지 말고 말해라. 그 어떤 외국인도 당신이 영어를 잘 구사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이런 부분이 어학연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 한다.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아까 예를 들었던 아이에게 부모역할을 해줄 외국인은 넘쳐난다. 그냥 외국인과 인사를 나누고, 간단한 회화만 하더라도 몇 달이면, 기대한 것 만큼 잘 들리고 잘 말하게 될 것이다. 


내 주위의 어학연수를 다녀왔던 친구들이나 지인들의 경우 영어를 정말 잘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일단 기본적으로 학원에서 한국인들과 어울리기 때문에 외국에 와서 한국생활을 하는 경우가 되버리기 때문이다. 그냥 어울려 다니면서 놀고 술먹고 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솔직히 연수 학원은 큰 도움이 되질 못한다. 


실례로 현재 워홀로 들어와 있는 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필리핀에서 먼저 몇 개월을 하고 들어온 친구인데, 나이도 나이인지라 진짜 영어공부를 하려고 일부러 외국인들 찾아다니고 하는 친구이다. 그 친구가 와서 놀란 점이, 호주에서 생활하는데 영어는 전혀 필요가 없더라는 것이였다. 모든 커뮤니티가 한인을 위해 맞춰져 있고, 심지어 방을 구할때도, 차를 구할 때도, 일자리를 구할 때 조차, 영어를 한 단어도 말할 필요가 없었다고 한다. 학원을 다녀보다가 도저히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결국 외국인들이 구인광고 내는 곳을 찾아다니며 인터뷰를 보며 영어를 익히고 있다. 그 편이 훨씬더 도움이 된다고 한다. 


어찌보면 꼰대의 잔소리로 들릴 수도 있는 부분이다. 어학연수 자체가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왔는지,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것이 그 목적에 부합하는지를 확인을 해보라는 것이다. 그저 이력서에 한줄 더 적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면, 마음가짐 부터 고쳐 먹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언어는  시간을 들이지 않고는 배우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학'이라는 단어가 안 붙는 것이다.(물론 '언어학.국문학'이라는 것이 있다. 하지만 이게 같지 않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솔직히 배운다는 개념보다는 익숙해진다는 개념이 맞는 것 같다. 

'노동 여행 > 호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변경된 457 비자에 관하여...  (0) 2013.05.16
호주의 세일 기간과 선물  (0) 2013.05.16
시드니 지역정보  (0) 2013.05.16
호주에서 457 비자로 아이 출산하기  (1) 2013.05.16
호주에서 병원 다니기  (0) 2013.05.16